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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바알종교의 예배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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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2020-02-03

85. 바알종교의 예배의식

  구약성서는 고대 근동의 여러 종교들을 현상학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그런데 야웨 종교를 제외하고 가장 많이 등장하는 동시에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끼쳤던 종교가 바알종교이다. 우가릿 문헌에 의하면, 가나안 만신전의 최고의 신은 엘이며, 바알은 그 엘의 아들이라고 한다. 그러나 실권은 엘이 아니라 바알이 가졌다고 한다. 여하튼 엘은 고대 근동세계의 최고 신의 이름이다. 그런데 이스라엘 백성들이 섬기는 야웨 하나님도 “엘”(히브리어)로 나타나면서 후일 바알종교와 야웨 종교가 혼합되는 단서를 제공하게 된다. 
  우리는 구약성서에서 바알과 야웨 하나님의 숨막히는 대결을 볼 수 있다. 엘리야의 갈멜산 대결(열상18:16-40)이나, 예후 혁명(왕하10:18-24)에서 야웨 숭배자들이 바알 숭배자들을 처단하고 있는 것과, 그리고 호세아서에서 야웨만이 농사의 풍년을 줄 수 있는 농사의 신(호2:8-9)이라는 사상적인 대결을 벌이고 있는데서 알 수 있다. 이 양자의 대결에서 항상 야웨가 승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백성들은 끊임없이 하나님을 떠나 바알을 숭배하고 있다. 아니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야웨를 바알처럼 섬겼다. 호세아의 비판처럼 “바알화된 야웨 종교”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바알종교의 예배의식은 농경문화에서 출발하고 있다. 즉 농경문화가 바알종교의 예배의식을 결정했다고 볼 수 있다. 바알종교의 예배자들이 바알의 마음을 감동시켜서 풍성한 수확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예배의식에 나타나 있다. 그들의 신앙에 의하면 땅의 풍성한 수확을 거두기 위해서는 바알신과 예배자 사이의 성적합일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믿었다. 따라서 신전 옆에는 바알의 대리자인 거룩한 남창과 거룩한 창녀들이 바알을 예배하러 오는 자들과 더불어 성행위를 하는 것을 하나의 예배의식화하였다. 
  그러나 아무리 저급하고 비도덕적인 종교라 할지라도 정상적인 정신상태에서, 그것도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성행위를 한다는 것은 거북하였다. 아마 현대인들 같았으면 환각제를 사용했을 장면이다. 그런데 당시 바알종교에서도 환각작용의 방법을 사용하였다. 즉 윤리적 자각을 망각의 경지로 몰아가는 소위 반윤리적 흥분상태인 엑스타시의 세계로 유도하였던 것이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모아지는 신전에서의 성행위의 수치를 극도로 흥분상태인 엑스타시의 상태에서 행하게 함으로써 수치와 부끄러움을 감추었던 것이다.
  엑스타시의 상태가 되면 입에서 거품을 토하며, 하루종일 벌거벗은 몸으로 누워서 주문을 외우며, 자신의 몸을 칼로 그리며 상해하는 행동을 한다. 바알 숭배자들은 이런 몽롱한 상태가 되어야만 바알신과 가장 잘 교통한다고 믿었던 것이다. 엘리야와 대결했던 갈멜산에서 바알 선지자들이 자신의 몸에 칼로 그어서 피를 많이 흘린 것도 몽롱한 상태로 들어가기 위한 방법이었던 셈이다. 이것은 사실 그들의 예배의식의 한 표현이었다. 이렇게 신전에서 바알의 대리자들과 성행위를 많이 하면 할수록 바알의 축복을 받아 풍성한 수확을 올린다고 믿었던 것이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이스라엘 백성들도 이런 비윤리적인 바알종교의 예배의식에 동화되어 갔다는데 있다. 

     “너희 남자들도 창녀들과 함께 음행을 하고 창녀들과 함께 희생제사를 드리는데 너희 
      딸들이 음행을 한다고 벌하겠느냐? 너희 며느리들이 간음을 한다고 벌하겠느냐? 깨닫
      지 못하는 백성은 망한다”(표준새번역 호세아 4:14).

  바알종교가 왕성했던 북왕국에 대한 호세아의 비판이다. 선지자 호세아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예배의식이 바알종교의 예배의식을 답습하고 있음을 고발하면서 “야웨 하나님을 바알 섬기듯이 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야웨 하나님은 당신에 대한 신앙과 함께 철저하고도 완전한 도덕과 윤리적인 행위를 요구하신다. 바알종교에서처럼 정신이 혼미한 상태를 원하시는 것도 아니고, 더구나 성전에서의 성행위를 통해서 복을 내리시는 분은 더더욱 아니다. 윤리성과 역사의식, 그리고 신 앞에 선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경건성을 함축한 예배의식을 원하신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런 야웨 하나님의 예배의식을 포기하고 바알종교의 타락한 예배의식을 쫓아간데서 국가의 불행이 닥쳤던 것이다. 
  오늘 날에도 바알종교의 예배의식과 같은 비윤리적이며, 역사의식을 망각한 사이비 종교집단들이 난무하고 있다. 바알종교는 오늘의 사이비 이단종교를 판단하는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고 하겠다. 이런 저급한 종교를 판단하지 못하고 동화되었던 북이스라엘 백성들의 영적무지를 답습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므로 “깨어 있으라”는 성경의 가르침은 인류역사와 더불어 언제나 진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