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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국가의 패망을 초래한 “임마누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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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2020-02-03

83. 국가의 패망을  초래한 “임마누엘”

  기원전 734년 앗시리아의 강압정책에 신음하던 북왕국의 베가와 시리아의 르신이 군사동맹을 맺고 앗시리아의 디글랏빌러셀에 대항하여 전쟁을 일으켰다. 이것이 그 유명한 시리아-에브라임(북왕국) 전쟁이다. 시리아-에브라임 동맹군은 남왕국의 아하스에게도 동참을 요구하였으나 아하스는 일언지하에 거부했다. 결국 동맹군은 앗시리와의 개전을 앞두고, 뒷통수를 때릴지도 모르는 남왕국을 먼저 제거하기 위해서 아하스가 통치하는 남왕국을 무력으로 침략하였다. 다급해진 아하스가 급히 앗시리아의 디글랏빌러셀에게 엄청난 선물을 갔다 바치고 원병을 요청하였다(왕하16:7). 앗시리아가 이 전쟁에 개입하면서 남왕국은 무사할 수 있었다. 
  한편 이때 앗시리아에 원병요청을 부정적으로 본 예언자가 있었는데, 그 주인공이 이사야이다. 이사야는 아하스에게 앗시리아를 의지하지 말고 야웨 하나님을 의지할 것을 촉구하면서, 이때 “임마누엘”에 대한 약속을 하였다.

      그러므로 주님께서 친히 다윗 왕실에 한 징조를 주실 것입니다. 보십시오.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며, 그가 그의 이름을 임마누엘이라고 할 것입니다(사7:14).

  “임마누엘”, 즉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기 때문에 예루살렘은 적국의 손에 함락되지 않을 것이라고 선포한 이사야는, 앗시리아의 산헤립이 유다를 침공했을때에도 동일한 말씀을 선포했다.

     그러므로 앗시리아 왕을 두고 주님께서 이제 말씀하신다. “그들이 이 도성에 들어오지 
     못하며 이리로 활도 한번 쏘아보지 못할 것이다. 방패를 앞세워 접근하지도 못하며 성
     을 공격할 토성을 쌓지도 못할 것이다. 그는 왔던 길로 되돌아 갈 것이고 이 도성 안으
     로는 절대로 들어오지 못한다. 이것이 나 주의 말이다. 나는 나의 명성을 지키려 하여
     서라도 이 도성을 보호하고 나의 종 다윗을 보아서라도 이 도성을 구원하겠다”(사37:35). 

  이사야의 선포는 하나님의 도성인 “예루살렘”은 하나님이 함께 계시기 때문에 어떤 강대국에 의해서도 함락되지 않는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런데 참으로 유감스럽게도 “임마누엘”이라는 사상으로 인해 남왕국은 기원전 587년 바벨론의 느브갓네살에게 패망하고 만다. 이런 불행스러운 사태를 몸소 체험하고 또한 예견한 선지자가 미가이다. 이사야와 동시대 인물인 미가는 임마누엘을 선포한 이사야를 비판함과 아울러 거짓 안보관으로 전락한 임마누엘 사상을 비판하고 있다.

     그러므로 너희 때문에 시온이 밭갈 듯 뒤엎어질 것이며, 예루살렘이 폐허더미가 되고 
     성전이 서 있는 이 산은 수풀만이 무성한 언덕이 되고 말 것이다(미3:12).

  예루살렘의 안정성을 외쳤던 이사야와는 달리 미가는 예루살렘과 성전은 폐허가 되고, 무성한 잡초만 우거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임마누엘이라는 하나의 사상을 두고 두 예언자들 사이에 논쟁과 갈등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이사야나 미가의 잘못이라기 보다는 남왕국 백성들의 무지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이사야는 야웨의 말씀에 순종할 때 하나님이 함께 계셔서 예루살렘의 안보는 보장될 수 있다고 선포했다. 그런데 백성들은 그 약속을 무조건 지켜지는 것으로 오해하였던 것이다. 미가나 후대의 예레미야도 그들의 죄악으로 인한 국가의 멸망을 예고했지만 듣지 않았다. 왜냐하면 임마누엘이라는 안보관을 굳게 믿었기 때문이다. 
  답답한 미가가 이사야에게 왜 오해를 부를 수 있는 임마누엘을 선포했느냐는 불만도 여기서 나온다. 아무리 좋은 말씀과 약속이라도 잘못 받아 들인다면 두고 두고 후회한다는 것이 이 이야기의 핵심이다.
  이사야와 미가의 논쟁거리였던 임마누엘이 오늘에 와서는 성탄절때마다 모든 기독교인들에게 감동을 주는 말씀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한 가지를 꼭 기억하자. 신구약성서는 하나님의 은혜와 약속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약속은 반드지 지켜진다는 것이 성서의 선언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야웨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할때만이 지켜진다는 조건이 있다. 이사야 시대나 남왕국의 패망 당시의 백성들처럼 무분별하게 우상을 숭배하고 부도덕한 삶을 살아도 무조건 국가의 안보를 보장받는다고 믿어서는 안된다. 그러면 아픔과 고통이 따른다. 
  “임마누엘”,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신다. 참으로 감격스러운 약속이다. 그러나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는 자만이 누리는 축복임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