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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이스라엘 역사, 범죄인가? 구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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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2020-02-03

84. 이스라엘 역사, 범죄인가? 구원인가?

  오늘날 대부분의 신학자들과 기독교인들은 이스라엘 역사를 “구원의 역사”라는 관점에서 이해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구원역사를 가장 잘 설명해 주는 것이 이집트에서 430년만에 해방된 출애굽 사건과 70년만에 바벨론 포로에서 해방된 사건이다. 물론 성서의 저자들도 이스라엘 역사를 야웨 하나님의 구원사로 보는 이들이 많다.그러나 일단의 예언자들은 이스라엘 역사를 구원사라기 보다는 범죄의 역사로 규정하고 있다. 누가 어떤 이유에서 이스라엘 역사를 범죄의 역사로 해석하고 있을까?
  우선 예루살렘에서 활동했던 이사야를 보자. 그는 이스라엘 역사를 “야웨 하나님께서 정성들여 가꾼 포도원”(사5장)으로 보았다. 포도원 주인으로 등장하는 이스라엘의 주인이신 야웨는 땅을 파고 돌을 제거하여 극상품 포도나무를 심었다. 그런데 이스라엘이라는 포도원은 먹지도 못하는 들포도를 맺음으로서 야웨의 정성과 수고를 헛되게 만들었다. 즉 이스라엘 역사의 주인이신 야웨께서는 정성과 사랑으로 그들의 역사를 돌보셨으나 이스라엘은 그 수고에 역행하는 반야웨적인 범죄의 역사를 만들었다는 것이 이사야의 역사해석이다. 
  북왕국의 마지막 예언자였던 호세아도 동일한 관점에서 이스라엘 역사를 해석하고 있다. 호세아는 이스라엘 역사를 “부모가 정성들여 키운 자식”(호11장)으로 보았다. 야웨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당신의 아들이라며 이집트에서 불러 내시고, 그들을 아들로서 품에 안으며 아픔을 치유하며 먹을 것을 준비하셨다. 그런데도 이스라엘은 아버지이신 야웨의 사랑을 저버리고 우상을 숭배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웨는 “에브라임이여 내가 어찌 너를 놓겠느냐? 이스라엘이여 내가 어찌 너를 버리겠느냐?”라고 그들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을 확인하셨다. 호세아도 이스라엘 역사를 자식처럼 돌보는 아버지 야웨의 사랑을 저버린 범죄의 역사로 보고 있다.
  한편 이스라엘 역사를 가장 실패한 역사, 범죄의 역사로 단정하는 예언자는 에스겔이다. 바벨론 포로지에서 예언자로 명성을 날렸던 에스겔은 이스라엘 역사를 한마디로 “곁길로 들어선 자식들”(겔16장)로 보았다. 특히 에스겔 20장에는 국가의 패망과 더불어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왔던 백성들의 대표격인 장로들이 패배와 절망감 속에서 몸부림치다가 에스겔을 찾아왔다. 그들은 아직도 패망의 진정한 원인을 모른채, 야웨의 무능과 약속위반으로 바벨론의 신인 마르둑에게 패배했다며 야웨를 버리고 마르둑을 섬길 것을 제안했다.
  장로들의 항의성 방문을 받았던 에스겔은 그들에게 정확한 진상을 알려주었다. 즉 유다의 패망은 야웨의 약속위반도 아니고, 야웨가 바벨론의 마르둑신보다 힘이 약한 무능함에 있지도 않다고 했다. 진짜 이유는 이스라엘의 범죄라는 것이다. 이스라엘 역사를 돌이켜보면 왕에서부터 일반 백성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범죄에 앞장 섰으며(22:23-31), 그들의 범죄도 어떤 특정한 시기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즉 이집트에서 해방될때부터 시작되었음을 지적하고 있다(20:1-31). 에스겔은 이스라엘 역사를 세 번씩이나 길게 나열하고 있다(16:1-58; 20:1-32; 23:1-35). 그러나 에스겔에게 비친 이스라엘 역사는 구원사가 아니라, 언제나 범죄의 역사였다.
  우리는 구약성서를 읽으면서 이스라엘 역사에 주인으로 등장하는 하나님의 구원행동에 감격한다. 그러나 그 감격의 원천을 이사야, 호세아, 에스겔이 주장한 것처럼 이스라엘 역사를 범죄의 역사로 해석한다면 그 감격은 더욱 클 것이다. 즉 범죄의 역사로 살아온 이스라엘을 야웨 하나님은 “구원의 역사”로 바꾸어 주신 것이다. 이것이 하나님의 축복이고 우리가 하나님을 영원히 찬양과 감사해야 할 이유이다.
  그렇다면 우리 개인의 역사는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진실한 신앙인이라면 나 자신의 개인역사도 범죄의 역사라고 고백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범죄의 역사를 가진 나를 야웨 하나님은 구원의 역사로 바꾸어 놓으셨다. 이것이 성서에 비추어 본 나 자신의 역사이다. 만입이 있어도 다 찬양할 수 없는 야웨 하나님의 은혜, 하늘을 두루마리 삼고 바다를 먹물 삼아도 다 기록할 수 없는 하나님의 사랑이다. 
  범죄의 역사를 가진 이스라엘을 구원의 역사로 바꾸신 이스라엘의 하나님, 범죄의 역사를 가진 나를 구원의 역사로 바꾸신 야웨 하나님, 참 좋으신 하나님이시다. 내 인생 최고의 축복은 좋으신 하나님과의 만남이다. 내 생명 다하는 날까지 당신만을 사랑하며 찬양하며 살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