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다윗은 몇 번째 아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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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2020-02-03
62. 다윗은 몇 번째 아들일까? 예루살렘의 남방 9km 지점에 베들레헴이라는 작은 마을이 있다. 물론 지금은 아랍족들이 살고 있는 지역이다. 베트(집)와 레헴(떡)이 합쳐진 베들레헴은 “떡집”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작은 촌락이지만 이스라엘의 위대한 인물의 탄생지이다. 이스라엘의 가장 위대한 성군 다윗의 고향이자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지이다. 일찍이 선지자 미가는 “그러나 너 베들레헴 에브라다야 너는 유다의 여러 족속 가운데서 작은 족속이지만 이스라엘을 다스릴 자가 네게서 내게로 나올 것이라. 그의 기원은 아득한 옛날 태초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미5:2)고 예언하였다. 이 예언대로 그리스도가 베들레헴에서 탄생한 것이다. 떡집이 암시하듯이 그리스도는 “생명이 떡”으로서 세상에 오셨다. 한편 베들레헴에서 출생했던 이새의 아들 다윗에 대한 성서의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의혹을 불러 일으키는 기록이 있다. 즉 다윗이 이새의 일곱째 아들인가? 아니면 여덟째 아들인가의 문제이다. 물론 구약성서는 분명히 양쪽을 다 기록하고 있다. 우선 사무엘상 16장 10-11절의 말씀을 보자. “이런 식으로 이새가 자기 아들 일곱을 모두 사무엘 앞으로 지나가게 하였으나 사무엘은 이새에게 주님께서는 이 아들들 가운데 어느 하나도 뽑지 않으셨다라고 말하였다. 사무엘이 이새에게 아들들이 다 온겁니까?하고 물으니 이새가 대답하였다. 막내가 남아 있기는 합니다만 지금 양떼를 치러 나가고 없습니다. 사무엘이 이새에게 말하였다. 어서 사람을 보내 데려오시오. 그가 이곳에 오기 전에는 제물을 바치지 않겠소.” 이 기록에 의하면 다윗은 분명히 여덟째 아들이다. 사무엘이 이새의 일곱 아들을 면접한 후에 막내인 다윗이 아직 남아 있다는 이새의 말이 이를 증명한다. 한편 역대상 2장 13-15절에 기록된 다윗의 형제 이야기는 또 다르다. “이새는 그의 맏아들 엘리압과 둘째 아비나답과 셋째 시므아와 넷째 느다넬과 다섯째 랏대와 여섯째 오셈과 일곱째 다윗을 낳았다.” 역대기 사가는 신명기 사가의 기록인 사무엘서와는 달리 다윗을 이새의 일곱째 아들이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어떻게 이런 상반된 기록이 나올 수 있을까? 성서의 문자대로 본다면 한쪽은 분명히 틀렸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 기록이 맞고 틀림이라는 관점에서 읽어서는 안된다. 여기에는 성서기자들의 깊은 신학적인 뜻이 있다. 역대기서보다 약 300여년 앞서 기록된 신명기 역사서가 여덟째 아들이라고 밝히고 있는데, 왜 후대의 역대기사가는 일곱째 아들이라고 바꾸었을까? 역대기서는 이스라엘의 바벨론 포로귀환 후에 신명기 역사서를 참고로 해서 그들의 역사를 새롭게 재해석한 책이다. 귀환 후의 이스라엘 형편은 말이 아니었다. 부푼 꿈을 가지고 바벨론의 삶의 터전을 다 버리고 고국으로 돌아왔으나 현실은 암울했고, 생각했던 대로 상황이 호전되지 않았다. 그래서 백성들은 실망과 절망으로 한숨 쉬었다. 이런 상황에서 국론을 통일할 수 있는 이상적인 인물을 내세울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역대기사가는 그 인물로 다윗을 선정했다. 이렇게 선정된 다윗은 역대기사가에 의해서 그의 부정적인 이야기들은 다 제외되고 긍정적인 모습들만 기록하게 되었다. 그런데 7이라는 숫자는 우리에게도 행운의 숫자로 인식되어 있으나 유대인들의 사상에도 완전수로 믿어지고 있다. 따라서 여덟째의 다윗을 일곱째라고 정정해서 기록하게 된 것이다. 이스라엘의 희망이요, 이상적인 인물인 다윗은 출생부터 완전한 모습으로 태어났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역대기사가의 의도이다. 완전한 모습으로 출생한 다윗을 그리기 위해 일곱째로 기록했다는 것이다. 물론 일곱째와 여덟째는 분명히 다르다. 성서를 읽는 독자들이 고개를 갸우뚱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록의 배경에 담겨진 시대적 상황과 역대기사가의 신학적인 의도를 발견한다면 조금도 이상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이러한 예는 성서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우리는 거기서 성서저자들의 신학적인 의도를 발견하는 지혜가 있어야 한다. 그럴 때 성서는 완전한 하나님의 말씀으로 고백되어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