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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왕의 대로(King's High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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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2020-02-03

46. 왕의 대로(King's Highway)
 
  구약성서에서 이스라엘의 출애굽 이야기를 읽어 내려가면 고대세계에서 보기 드문 고속도로인 “왕의 대로”라는 도로가 나타난다. 왕의 대로는 아카바만이 위치한 에시온게벨에서 출발하여 시리아의 수도인 다마스커스까지 연결된 도로이다. 구약성서를 통해서 이 도로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에시온게벨에서 출발하여 북쪽으로 모압을 통과하고 거기서 시혼 왕의 아모리 땅을 지나 암몬 왕국의 변경과 접하고 옥(바산) 왕국을 지나 아람 혹은 시리아의 수도인 다마스커스까지 뻗어 있다. 
  성경에 기록된 왕의 대로는 고대 근동세계에서 군사의 이동과 무역의 통로로 중요한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오늘날까지도 이용되고 있는 도로이다. 왕의 대로는 이스라엘 백성들과는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음이 성경에도 드러나고 있다.
  우선 민수기 20: 14-21절에는 왕의 대로 통행문제를 놓고 모세와 에돔 왕간의 협상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가데스에 진을 치고 있었던 모세는 사자를 에돔 왕에게 보내 이스라엘 백성들의 왕의 대로로의 통행을 공식적으로 그리고 정중하게 요청하였다. 왕의 대로를 통과하되 밭으로나 포도원으로는 지나가지 않고 물도 공짜로 마시지 않을 것이며,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고 앞으로만 가겠다고 약속하였다. 만일 이스라엘의 가축들이 에돔의 물을 마신다면 그 값을 치를 것이고, 손해를 입혔을 경우에도 반드시 배상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에돔의 왕은 모세의 제의를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어쩔 수 없이 에돔의 서쪽 변경을 따라 올라가다가 세렛시내에서 동쪽으로 진로를 바꾸어 모압의 변경을 끼고 다시 북상했다.
  북상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아모리족의 시혼 왕국에 이르렀을 때에 모세는 다시 사자를 보내 왕의 대로의 통과를 허용해 줄 것을 요청했다(민21:21-32). 모세는 에돔에 제시했던 조건과 똑 같이 “우리는 아모리의 밭이나 포도원에는 들어가지 않을 것이며, 왕의 대로만 이용하겠다. 그리고 우물물도 절대로 공짜로 마시지 않겠다”고 제안했다. 그런데 시혼 왕은 모세의 제의를 거절할 뿐만 아니라 군대를 동원하여 이스라엘을 치러 나왔다.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최초의 주요한 군사적 전쟁이었던 이 싸움에서 승리를 거두고 아모리 왕국의 전체를 소유하게 되었다.
  최초로 군사적 전쟁을 승리로 이끈 이스라엘이 계속해서 북진하여 엄청나게 크고 단단한 침대를 사용하는 것으로 소문난 옥(Og)이라는 이름의 바산 왕을 만나 전투를 벌인 결과 거기서도 승리를 쟁취하였다. 결국 이 전쟁의 승리로 왕의 대로도 일정부분 이스라엘이 소유하게 되었다.
  이스라엘 역사에서 가장 부귀영화를 누렸던 시대는 솔로몬 시대라 할 수 있다. 솔로몬 시대의 풍요를 가능케 했던 요인은 몇 가지가 있다. 즉 백성들의 세금징수와 여러 나라들로부터 받은 조공이 있겠고, 그리고 통행세를 통한 수입원이다. 주요 통행세 수입원의 발판이 되었던 것이 바로 “왕의 대로”이다.
  솔로몬은 부왕인 다윗의 군사적 업적으로 탄탄대로를 달렸다. 북쪽으로는 소바와 다마스커스를 지배하고, 남으로는 에돔과 모압 그리고 암몬을 지배하였다. 따라서 북부인 다마스커스에서 남부인 이집트나 아라비아를 왕래하거나 아카바만을 이용해서 해상무역을 하려면 왕의 대로를 지나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무역상들은 통행세를 내고 왕의 대로를 이용할 수 밖에 없었고, 여기서 나온 통행세 수입이 솔로몬 시대의 부를 가져다 준 한 요인이었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왕의 대로는 솔로몬 시대를 부흥시키는데 일조했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