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줄을 잘 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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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2020-02-03
43. 줄을 잘 서야 합니다. 구약성서에 의하면 이스라엘의 제사장들은 일반적으로 레위지파 아론의 후손들이 차지하였다. 역대상 24장 1-6절에 의하면 아론의 네 아들은 모두 제사장이었으나 장자와 차자인 나답과 아비후가 여호와의 명령을 어기고 다른 불을 향로에 담아 분향한 죄로 죽임을 당했다. 그러나 셋째와 넷째인 엘르아살과 이다말은 계속해서 제사장 직분을 수행할 수 있었다. 한편 제사장 계열은 왕정시대, 특히 다윗과 솔로몬 시대를 내려오면서 사독 가문과 아비아달 가문으로 양분되었다. 사독은 엘르아살의 후손이고, 아비아달은 이다말의 후손이다. 다윗의 통치시대에는 이 두 가문을 공평하게 대우해 주었다. 단지 인구수가 더 많았던 엘르아살 가문은 16개의 제사장 집단으로 조직하고, 이다말 가문은 8개의 집단으로 조직하였을 뿐이다(대상 24:11-18). 두 제사장 가문의 균형이 깨진 것은 왕자의 난을 통해서 집권한 솔로몬에 의해서였다. 솔로몬은 다윗의 정실이 아닌 밧세바와의 불륜의 관계로 태어난 아들이었다. 형제들의 순서로 볼 때 솔로몬에게는 여섯 명의 형들이 있었다(대상3:1-5). 장자세습의 원칙에서 볼 때 결코 솔로몬은 왕이 될 수 없었다. 이런 와중에서 암논과 압살롬이 일찍 죽자 아도니야가 왕위 계승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아도니야는 어느 날 사령관 요압과 제사장 아비아달의 후원을 등에 업고 에느로겔 샘 곁에서 스스로 왕임을 선포했다. 성경은 아도니야를 가리켜 한번도 아버지 다윗을 섭섭하게 하지 않았던 모범적인 아들로 묘사하고 있다(왕상1:5-10). 그러자 또 다른 제사장의 한 가문이었던 사독이 예언자 나단과 용병대장 브나야 등이 합심하여 밧세바를 내세워 다윗을 설득하여 솔로몬이 다윗의 후계자임을 승낙받았다(왕상1:11-37). 이렇게 하여 솔로몬은 다윗의 뒤를 이어 이스라엘의 왕으로 즉위하게 된다. 왕위에 오른 솔로몬은 정적들을 차례대로 제거하기 시작한다. 우선 잠시나마 왕임을 선포햇던 그의 형 아도니야와 아도니야 편에 있었던 사령관 요압, 그리고 사울 가문의 시므이를 처형했다. 제사장 아비아달은 제사장직을 박탈당한채 그의 고향인 아나돗으로 추방되었다. 제사장 아비아달은 아버지 다윗과의 인연으로 죽음만은 면할 수 있었다(왕상2:26-27). 한편 반대파를 제거한 솔로몬은 자신을 왕위에 오르게 했던 공신들에 대한 논공행상을 단행했다. 논공행상의 핵심은 제사장 아비아달 가문의 퇴장과 사독가문의 화려한 등장으로 요약될 수 있다. 물론 두 가문은 바벨론 포로지에서 일단 화해하고 연합했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은 에스라가 두 가문의 대표자들을 대동하고 귀환한데서 알 수 있다. 그러나 한번 기울어진 가문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중간시대인 마카비 시대에 이르기까지도 이다말의 후손인 아비아달보다는 엘르아살의 후손인 사독계열이 제사장으로서 더 큰 명성을 얻었고, 더 많은 지위를 누렸다. 대제사장은 언제나 엘르아살과 사독가문에서 선발된데서 알 수 있다. 두 제사장 가문의 명암은 속된 말로 “줄을 잘 서야 한다”는 것을 교훈으로 남기고 있다. 일곱째인 아들 그것도 불륜에 의해 태어난 솔로몬이 왕이 되었다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고는 불가능하다. 그 위에는 여러 명의 형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섭리를 빨리 깨닫는 것이 성경은 지혜로운 사람이라고 한다. 하나님의 섭리를 깨닫지 못하고 아도니야을 지지했던 아비아달은 지혜가 부족하여 퇴보하는 가문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하나님의 섭리를 발견하고 솔로몬의 편에 섰던 제사장 사독은 지혜로운 인물이었기에 가문이 번창할 수 있었다. 그리스도인들은 모두 하나님의 섭리를 깨닫고 발견하는 신앙적인 지혜를 가져야 한다. 그럴 때 나의 인생과 가문, 그리고 일터도 번창한다는 것을 엘르아살과 이다말의 가문이 우리에게 메시지로 던져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