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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구약시대의 5대 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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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2019-12-12

42. 구약시대의 5대 제사

  제단은 제물을 바치는 장소이고, 제물은 제사종교의 중심적인 부분이다. 구약제사의 중심인 제물은 짐승과 식물이 주로 사용되었으며, 하나님께 복종한다는 표시로 제단에 바쳐져서 일부 혹은 전체가 불에 태워졌다. 
  한편 구약성서에는 중요한 제사 다섯 가지가 소개되어 있는데 번제, 화목제, 속죄제, 속건제, 소제이다. 이 다섯 가지의 제사규례는 제물과 드리는 방법과 사용방법에 따라 약간의 차이점이 있다. 그 의미가 서로 다르다는 뜻이다. 그러면 각 제사의 특징과 의미는 무엇일까?

  1) 번제: 번제란 “올라가다, 상승하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히브리어 “올라”로 표기한다. 제단에 있는 제물을 불태워서 그 연기가 하늘에 올라가게 한다는데 있다. 또한 번제물은 껍질을 제외하고는 모든 부분을 몽땅 태우며, 제사장이나 드린 사람의 몫도 전혀 남기지 않고 다 태우는 것이 특징이다. 물론 제물은 드리는 사람의 경제적인 형편에 따라 소나 양과 염소, 그리고 비둘기가 사용되었다.
  번제의 정신은 온전한 헌신에 있다. 제물을 남기지 않고 완전히 태우는 것처럼 우리의 헌신도 남김없이 완전히 드려야 한다는 것이다. 나의 삶과 목숨까지도 온전히 드리겠다는 의지가 번제속에 담겨 있다고 하겠다. 의무제에 속하는 번제는 하나님을 위한 우리의 헌신도 당연하다는 것을 일깨워 준다.

  2) 화목제: 자원제에 속하는 화목제는 히브리어로 “제바흐 쉴라밈”이라고 한다. 이것은 “보답하다, 응답하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화목제에 올려지는 제물은 “공동체의 제물”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구약성서의 5대 제사 중 유일하게 화목제물은 제사장과 제사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함께 제물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화목제물의 사용규례는 여러 가지 중요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죄인인 인간이 거룩하신 하나님과 화해하기 위해서는 그리스도의 살과 피로 상징되는 떡과 포도주를 먹어야 한다. 이 거룩한 성찬예식을 통해서 진정 하나님과 화해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이 인간과 화목하는데에도 먹는 것은 거의 필수이다. 서로 나누어 먹는데서 정이 생기고 화목을 이룰 수 있다. 구약의 제사 중 제물을 모두 나누어 먹는 것은 화목제가 유일하다. 먹는데서 화목할 수 있다는 구약의 사상이다. 따라서 화목을 위한 먹는 문화가 그리스도인들에게서 발견되어야 할 것이다.

  3) 속죄제: “죄”를 의미하는 히브리어 “핫타트”가 속죄제를 의미한다. 속죄제는 범죄한 사람이 그 죄를 용서받기 위해 드리는 제사이다. 속죄제물의 특징은 죄를 지은 사람의 신분과 지위에 따라 제물이 다르다는데 있다. 높은 지위와 신분의 사람일수록 고급제물을 드려야 했고, 낮은 신분의 사람은 좀더 값싼 제물을 드릴 수 있었다. 
  제물의 등급을 구체적으로 보면, 대제사장이 죄를 지었을 경우에는 가장 값비싼 황소 한 마리를 드려야했다. 이는 대제사장의 범죄는 온 백성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 통치자들이 범죄했을 경우에는 수염소 한 마리를 드려야 했는데, 이것은 통치자들은 성직자인 대제장보다는 낮은 제물이나 일반 백성들 보다는 비싼 제물이다. 범죄했을 경우에 그의 영향력이 대제사장보다는 못하나 일반백성들보다는 크다고 본 것이다. 그리고 일반 백성들의 범죄는 염소나 양 한 마리, 혹은 산비둘기나 집비둘기가 드려졌다. 이것도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밀가루로 음식을 만들어 드릴 수가 있었다. 영향력이 약하다는 의미이다.
  속죄제의 경우, 제물이 고급이라는 것은 죄를 지은 사람의 신분과 지위가 영향이 크다는 것이고, 제물이 값싸다는 것은 신분의 낮음을 의미한다. 속죄제는 신앙인으로써 교회의 직분을 돌아보게 한다. 교회에서의 직분이 항존직으로 갈수록 엄격한 계명이 적용되고 높은 도덕율을 요구한다는 의미이다. 성직자와 항존직일수록 철저한 순종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4) 속건제: 사실 속죄제를 의미하는 “핫타트”와  속건제를 의미하는 “아샴”을 구별하기란 쉽지 않다. 제사규례에 관한 초기 시대에는 핫타트와 아샴의 구별이 어느 정도 되었으나 후대로 오면서 이 두 제사의 구분은 모호하게 되었다. 성서비평학자들의 견해에 의하면 후대의 편집자들이 이 두 가지 의미를 혼동한 결과로 보고 있다. 정확한 이해가 부족한 편집자들에 의해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한편 필로는 “부지중에 범죄했을 경우에는 속죄제를, 고의적인 범죄를 했을 경우에는 속건제를 드려야 한다”고 했고, 유대인 역사가 요세푸스는 “증인이 있는 곳에서의 범죄는 속죄제(핫타트)이고, 증인이 없는 곳에서의 범죄는 속건제(아샴)를 드려야 한다”고 했다. 어쨓든 이 속건제는 보상과 관련되어 있다. 즉 남의 물건을 훔쳤거나 손해를 입혔을 경우에 5분의 1을 더 보상해야 된다는 것을 명시하고 있다. 

  5) 소제: 소제는 예물을 뜻하는 히브리어 “민하”에서 온 말이다. 소제물은 주로 곡식이 이용되었다. 소제규례에는 누룩과 꿀을 넣어서는 안되며 대신 소금을 쳐야 하는 특징이 있다. 누룩이나 꿀은 발효성이 강한 식품들로 부패와 위선, 그리고 세상적인 유혹을 상징하기 때문에 거부되었다. 반대로 소금을 반드시 쳐야 한다는 것은 고대 근동사회의 계약의식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소금은 부패와 변질을 방지하기 때문에 고대인들이 계약을 체결할 때 서로가 소금을 먹음으로서 불변의 의지를 다짐했다. 따라서 소제에 소금이 들어간다는 것은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맺어진 언약도 파기될 수 없는 불변의 것임을 증거하기 위함이다.
  사실 구약성서의 제사규례는 상당히 복잡하고 까다롭다. 그러나 그 속에는 그리스도인들이 들어야 할 메시지가 있다. 제사규례를 읽을때마다 그 메시지를 들을 수 있는 영의 귀가 열려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