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요셉을 알지 못하는 새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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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2019-12-01
31. 요셉을 알지 못하는 새 왕 출애굽기 1장 8절에는 “요셉을 알지 못하는 새 왕이 일어나서 이집트를 다스렸다”고 보도하고 있다. 구약성서 출애굽기에 의하면 이집트에서의 이스라엘 백성들의 고통은 이 요셉을 알지 못하는 새 왕의 출현과 더불어 시작되었다고 전하고 있다. 요셉을 알지 못하는 새 왕은 히브리 민족의 많음과 강함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히브리 민족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정책을 펼쳤다. 우선은 중노동과 고역으로 괴롭게 하여 세력팽창을 막고자 했다. 그래서 시도한 것이 비돔과 라암셋이라는 국고성을 건축하는 일이었는데, 이런 정책의 추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히브리민족은 강성해지면서 실패하고 말았다. 그 다음으로 시도한 것이 히브리인의 자식으로 태어난 남자 아이들은 모두 나일강에 던져 죽이라고 산파들에게 명한 것이다. 그러나 이것도 하나님을 두려워한 산파들의 지혜로운 대처로 역시 실패로 돌아갔다. 성서의 기록을 종합해 본다면 요셉을 알지 못하는 새 왕은 히브리민족의 번창에 상당한 위기의식과 불안으로 고민하다가 그들을 무력화시키는 정책을 시도했으나 하나님의 역사와 개입으로 실패를 맛본 바로왕이다. 우리의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것은 여기서부터다. 그러면 고민과 실패의 당사자인 “요셉을 알지 못하는 새 왕”은 누구일까? 왜 성서기자는 이집트에서의 이스라엘 백성들의 고통을 요셉을 알지 못하는 새 왕때문이라고 기록하고 있는 것일까? 이것은 이집트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출애굽 당시의 이집트의 정치적인 상황은 아모시스(Amosis)라는 사람이 일어나 100여년 동안 이집트를 정복해서 통치하던 북부 셈족계통의 힉소스 족을 물아내고 제18왕조(BC 1570-1310)를 창건하여 태평세월을 누렸다. 그러나 18왕조 말엽에 아메노피스 4세(Amenophis Ⅳ)라는 바로가 이집트에서는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할 수 있는 “유일신 종교”라는 기치를 내걸고 종교개혁을 일으켰다. 종전의 태양신 아문(Amun) 대신에 아텐(Aten)신만을 섬길 것을 백성들에게 주문하고 또한 수도를 아마르나(Amarna)로 옮기면서 종교개혁 정책을 추진하는 동안 국력은 쇠퇴하고 백성들은 지칠대로 지치게 되었다. 오랜 세월 동안 다신교 문화에 젖어 있는 사람들에게 하루아침에 유일신 종교로 개혁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작업인가를 볼 수 있는 사건이다. 이스라엘 역사에서 종교개혁이 있을때마다 국가의 부강과 백성들의 안녕을 가져왔던 것과는 대조를 이루고 있다. 한편 당시 고대근동 지역에서는 하비루들이 세력확장을 꾀하면서 이집트의 쇠퇴를 더욱 가속화시키는 한 요인이 되기도 했다. 이때가 저 유명한 이집트의 “아마르나 시대”라고 한다. 이렇게 무기력해진 18왕조를 무너뜨리고 이집트의 19왕조를 건설하여 그 위세를 새롭게 떨친 사람이 세토스 1세(Sethos Ⅰ)라는 바로이다. 세토스 1세는 즉위와 더불어 18왕조에서 상실했던 아시아 지역에 대한 지배권을 되찾기 위해 정복전쟁에 나서서 팔레스타인 전지역을 확고하게 장악하게 되었다. 물론 헷족속과 하비루들의 도전도 있었으나 그의 정복욕을 제압하지는 못했다. 구약성서 학자들은 이 세토스 1세가 출애굽기 1장 8절에 기록된 “요셉을 알지 못하는 새 왕”인 바로로 보고 있다. 고대 근동세계의 패권을 장악한 세토스 1세가 히브리 민족을 두려워한 것을 볼 때 당시 히브리 민족의 강성함을 짐작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출애굽을 위한 하나님의 계획된 프로그램이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음도 발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