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고센땅을 요구한 야곱의 숨겨진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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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2019-11-30
30. 고센땅을 요구한 야곱의 숨겨진 의도 창세기 46장부터는 요셉의 초청으로 야곱가족 70여명이 이집트로 내려와서 전개되는 일련의 사건들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서 야곱은 이집트의 바로왕과 대면하게 되는데, 이 대면에 앞서 요셉은 미리 바로왕을 만나는 형들에게 요구사항을 알려 주었다. 즉 이집트에서의 정착지로 고센땅을 요구하라는 것이다. 실제로 고센땅은 나일강 하류의 델타지역으로 물이 풍부하고 땅이 비옥하며 목초지가 많은 땅으로 소개되어 있다. 따라서 유목민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야곱가족의 생활근거지로는 아주 적합한 땅이라고 할 수 있다. 바로왕 앞에서도 유목민이라는 이유로 이 땅을 요구하라는 것이 요셉의 주문이다. 한편 야곱가족이 고센땅을 요구하게 된 배경이 성서의 보도대로 순전히 목축을 위해서만 고센땅을 요구했을까? 거기에는 종교적으로 본다면 아주 중요한 의도가 숨겨져 있다고 할 수 있다. 알려진대로 이집트인들은 다신교로써 특히 동물을 신으로 숭배하고 있는 나라다. 이스라엘이 제의에 사용하는 동물들도 이집트인들은 그들의 신으로 숭배하고 있었다. 따라서 이집트인들과 동거하면서 그들이 신으로 숭배하는 동물과 새들을 여호와께 제물로 드린다면 그 다음의 일을 상상해 보라. 끔찍한 사건이 벌이질 것이 자명하다. 그래서 요셉은 야곱을 통해서 이집트인들과 멀리 떨어진 나일강 삼각주의 고센땅을 요구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스라엘만의 공동체를 이루면서 자유롭게 여호와 하나님께 희생제사를 드릴려고 했던 것이다. 사실 창세기에는 야곱과 요셉의 이런 의도에 대한 언급이 없으나 출애굽기의 기사를 보면 그러한 종교적인 의도성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근거가 있다. 출애굽기에서는 모세가 이스라엘의 지도자로써 바로와 대결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열가지 재앙을 행한 모세의 완승으로 막을 내린다. 출애굽기 8장에 보면 모세가 바로왕 앞에서 세가지의 재앙(피, 개구리, 이)을 행하자 고통에 견디다 못한 바로가 절충안을 내놓는다. “너희들이 이 땅을 떠나지 말고 이 땅에서 너희 하나님께 희생제사를 드리라 그러면 허용하겠다”(출8:25)는 것이다. 그러나 모세는 단호히 거절하고 만다. 그 거절의 이유를 고센땅을 요구했던 야곱가족의 종교적인 의도를 간접적으로나마 확인할 수 있다. 바로왕의 절충안에 대해서 모세는 “너희 이집트인들은 동물을 신으로 숭배하기 때문에 만일 우리가 동물로 희생제사를 드린다면 그들이 우리를 돌로 쳐 죽일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출애굽해서 광야에서 자유롭게 희생제사를 드리겠다”(출8:26)며 거절했다. 아마 야곱가족이 처음 이집트로 이주했을 때에는 고센땅에 이집트인들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430년이 지난 지금에는 고센땅에는 동물을 숭배하는 이집트인들을 비롯해서 많은 소수민족들이 함께 거주했다고 성서는 전하고 있다. 그래서 모세는 고센에서의 희생제사는 죽음을 자초하는 것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결국 고센땅이 목초지가 풍부해서 유목민이던 야곱가족이 거하기에는 적합한 곳이라며 바로에게 요구한 것은 실상 표면적인 이유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그 내면의 의도는 비록 이방땅에 갔으나 변함없이 여호와께 희생제사를 드리며 온전히 섬길려고 하는 부자의 신앙이 베어있었던 것이다. 어디를 가든지 이스라엘의 야웨는 나의 하나님으로 섬김을 받으셔야 한다는 믿음의 의지를 발견할 수 있다. 오늘의 그리스도인들이 이것을 배워야 한다. 어디에서 정착해 살든지 먼저 신앙적인 요소가 우선적으로 고려의 대상이 되어야 함을 3700여년 전에 야곱과 요셉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