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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사라는 불로초를 먹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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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2019-11-24

24. 사라는 불로초를 먹었을까?

  진시황은 중국최초로 천하통일의 대업을 이루고 1만 2천 7백리나 되는 만리장성을 축조한 왕이다. 또한 자신을 비판하는 모든 학자들을 처형하고 사관의 자료들을 모두 불태우는 분서갱유 사건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진시황을 상징하는 것은 불로장생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불로초를 구한 이야기다. 진시황은 서시에게 어린 소년 소녀 3천 명과 많은 보물을 실은 배를 주고 동해에 있다는 신선들이 사는 섬에 가서 불로초를 구해오도록 명령하였다. 그러나 끝내 구하지 못한 서시 일행은 일본으로 도망쳐 버렸다. 그 후 진시황은 자칭 신선이라는 노생과 후생이라는 사람에게 불로초를 구하는 명을 내렸다. 하지만 이들 역시 구하지 못하자 죽음이 두려워 진시황을 비방하고 도망쳐 버렸다고 한다.
  그런데 진시황이 오매불망으로 찾았던 불로초를 먹었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우리는 구약성서 창세기에서 만날 수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아브라함의 아내인 사라이다. 창세기 12장의 기사에 의하면 아브라함은 하란에서 출발하여 가나안 땅에 정착하게 되었으나 가나안 땅에 흉년이 들자 모든 가족들을 이끌고 다시 이집트로 내려갔다고 한다. 이때 사라의 나이는 65세였다. 65세된 할머니의 모습이 어렴풋이 짐작이 간다. 그러나 얼마나 아리따웠는지 이집트의 바로왕이 그를 자신의 아내로 삼을려고 했다. 물론 하나님의 개입으로 실패했지만 말이다.
  그런데 성서의 독자들을 더욱 흥미의 세계로 이끄는 것은 창세기 20장의 이야기다. 아브라함이 블레셋 땅인 그랄로 옮겨가게 되었는데, 이때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의 나이는 무려 90세였다. 그런데도 그랄왕 아비멜렉은 사라의 미모에 반하여 자신의 아내로 맞을려고 하다가 역시 하나님의 개입으로 실패하고 만다. 
  어떻게 65세, 90세가 되었는데도 여성으로써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해서 이집트 왕과 그랄 왕이 아내로 맞아 들이고 싶을 만큼 반하게 할 수 있을까? 오늘날 생산되는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한 랑콤 화장품을 쓴다해도 불가능할 것이다. 그런데 화장품이 없었던 고대세계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가? 문자 그대로 받아 들인다면 진시황이 꿈에도 그리며 찾았다는 불로초를 먹지 않고는 아마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면 과연 사라는 진정 불로초를 먹은 결과로 젊음과 미모를 간직할 수 있었을까? 성서는 어디에서도 불로초에 관한 이야기는 하지 않고 있다. 아니 관심조차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면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 난해한 성서의 본문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사실 여기에는 성서 저자의 의도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것이 본문의 뜻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라고 본다. 즉 정치적인 해석이 가미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브라함에 대한 성서의 기록을 종합해 보면, 그는 경제적으로 풍부했고, 군사적으로도 사병을 거느리고 국가와 전쟁을 해서 승리할만큼 힘을 가지고 있었다. 자신의 사병으로 동방 네 개의 연합군과 싸워서 이길만큼 강했다. 따라서 아브라함 일행이 이집트에 간다는 것은 이집트에도 위협이 되었고, 그랄 역시 위협적인 존재로 인식되었을 것이다. 그러던 차에 사라를 누이라고 하니까 사돈관계를 맺을려고 한 것이다. 서로 전쟁하지 않고 평화롭게 지내자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하겠다. 일종의 정략결혼을 도모한 것이다. 정략결혼이란 사랑의 마음이 없어도 미모나 젊음이 없어도 가능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