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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제물이 된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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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2019-11-22

22. 제물이 된 아이들

  이스라엘을 비롯한 고대 근동세계에서는 아이들을 신에게 제물로 바치는 이른바 인신제사가 성행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구약성서에도 많이 소개된 몰렉제사이다. 가장 초기의 몰렉 제사는 아이들을 살아있는 상태로 불살랐다. 그러나 이런 제의방식이 너무나 잔인하게 비치자 다음에는 아이를 죽여서 바쳤다고 한다. 그것 역시 후대로 내려 오면서 잔인한 생각이 들어 그냥 아이를 불가운데로 지나가도록 수정했다. 그러나 그것도 아이의 목숨은 부지할 수 있으나 엄청난 화상으로 평생을 고생스럽게 지내야했다.
  구약 열왕기하 23장 10절과 예레미야 32장 35절에 의하면 이스라엘 백성들은 예루살렘 성 밖에 위치한 힌놈의 골짜기에서 아이들을 몰렉신에게 제물로 바쳤다고 한다. 이런 몰렉제사는 유다왕 아하스 치하에서 이스라엘에 도입되었는데, 아하스의 치세기간은 이방종교의 악풍들이 홍수처럼 밀려들어 유대 종교를 압사시켜 가던 시대였다.
  기원전 733년 북왕국의 왕 베가와 아람 왕 르신이 앗시리아에 대항하기 위해 군소국가들과 연합군을 형성하면서 유다왕 아하스에게도 가담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하자 유다를 침공했다. 위기에 몰린 아하스가 자신의 아들을 불태워 제사를 지냈다. 아하스의 뒤를 이은 아들 히스기야는 종교개혁을 일으켜 아버지의 전철을 밟지 않았으나 히스기야의 아들이자 아하스의 손자였던 므낫세는 아버지의 종교정책을 버리고 할아버지의 정책을 답습해서 인신제사를 드리는 일을 저질렀다.
  이러한 종교풍습은 카르타고에도 있었다. 카르타고의 타니트 성소를 발굴하자 거기에는 아주 어린 소년 소녀들이 새까맣게 탄 뼈들이 항아리에 담겨져 있었다고 한다. 시칠리아의 디오도르의 보고에 의하면 기원전 310년에 카르타고 도성이 무서운 재앙의 위협을 받았는데 백성들은 이 재앙의 위협을 크로노스 신의 진노로 해석했다. 그래서 카르타고 시민들은 가장 좋은 집안의 어린이 200여명을 크로노스 신에게 제물로 바쳤다고 한다. 크로노스의 형상은 두 팔을 펴고 있는데 그 편 팔 위에 어린이를 안겨주면 그 아이는 무서운 불이 타고 있는 화로 속으로 자동적으로 미끄러져 들어가도록 되어 있었다고 한다. 이것은 고대 근동세계에서는 어린 아이들을 신에게 제물로 바치는 인신제사가 넓게 퍼져 있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이런 “인신제사”를 대하는 성서기자들의 반응은 무엇일까? 당시 인신제사의 만행을 거부한 것이 창세기 22장에 기록된 모리아 산에서의 이삭의 제물사건이다. 오경문서설에 의하면 창세기 22장은 “엘로힘 문서(E)”에 속한다. 학자들의 대체적인 견해는 엘로힘 문서는 기원전 8세기 작품으로 보고 있다. 이 때는 유다왕 아하스와 므낫세에 의해서 유대사회에 인신제사 풍습이 만연했던 시대였다. 이 악습을 바로 잡기 위한 시도가 이삭제물사건이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명령대로 이삭을 제물로 바치기 위해 칼을 들고 내려 치려는 순간 정지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받았다. 그러면서 너의 믿음을 시험키 위한 것이었다고 말씀하셨다. 이 사건의 저자인 엘로힘 기자가 의도한 것이 무엇일까? 우리는 당시 몰렉제사의 폐단을 듣고 보았을 성서기자가 하나님은 인신제사를 원치 않으신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한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창세기 22장의 이삭제물 사건은 고대 근동사회에서 인신제사로 수많은 아이들의 죽음을 목격하고 이스라엘 내에서도 악한 풍습이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고 올바른 야웨신앙이 무엇인지 가르치기 위함이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