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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노아홍수 전후, 무엇이 달라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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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2019-11-10

10. 노아홍수 전후, 무엇이 달라졌을까?

  노아홍수를 기점으로 그 전후의 상황을 보여주는 성서의 기록을 살펴보면 확연히 달라진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다. 노아홍수 전후, 무엇이 달라졌을까?
  첫째로, 인간의 수명이 현저하게 달라졌다. 물론 성서에 나타난 인간수명의 문제를 해석하는데는 난해한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성서대로 본다면 아담에서부터 라멕까지 수명은 가장 오래 산 경우가 969세를 살았던 무드셀라이고, 에녹을 제외하고 가장 단명했던 사람이 777세를 살았던 라멕이다. 그러나 홍수 이후, 특히 아브라함 이후에는 200세 이하로 내려가며 시편 90편 10절에 의하면 인간수명은 70-80세로 낮아진다.
  사실 인간의 수명이 길다는 것은 성서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고대 수메르 왕 목록(The Semerian King List)에서도 인간의 장수를 발견할 수 있다. 예를들어 수메르의 대홍수 전에 살았던 알랄가르 왕은 36,000년 동안 다스렸다고 하며, 중국의 창조신화에 등장하는 망고라는 청년도 역시 36,000년 살았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다분히 의도성을 가진 신화이다. 일부의 학자들이 홍수 이전의 자연환경에서는 그런 수명이 가능했다고 주장하나 크게 공감을 얻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한편 구약성서에서 인간수명을 보여주는 족보를 통해 우리는 중요한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즉 셋의 후손이 가인의 후손보다 훨씬 더 장수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인간의 수명이 죄와 관계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가인의 후손보다는 셋의 후손이, 홍수 이후보다는 홍수 이전이 더 장수했다는 것은 바로 죄의 경중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장수할려면 죄를 멀리해야 된다는 성서의 교훈이다.
  둘째로, 인간의 먹거리가 달라졌다. 창세기 1장에 의하면 인간과 동물의 먹거리는 식물로 국한되었다. 그러나 홍수 이후에는 인간이 동물도 잡아 먹을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창세기 9:3-4). 물론 동물을 잡아 먹을 때 고기만 먹고 피는 먹지 말라는 단서가 붙어 있지만 말이다. 그런데 먹거리 변천사와 인간수명의 관계를 연관지어보면 재미있는 결과가 나온다. 즉 홍수 이전의 인간이 장수하던 때에는 먹거리가 식물이었으나 홍수 이후에 수명이 단축되었을 때의 먹거리는 동물의 고기도 포함되어 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장수하기 위해서는 채식을 해야 된다는 주장이 성서적으로도 타당하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하겠다.
  셋째로, 인간과 동물 사이의 평화가 깨졌다. 창세기 1-2장에 의하면 인간은 동물에게 이름을 붙여주며 다스리는 관계였으나 홍수 후에는 동물이 인간을 무서워하는 상황으로 변화되었다(창9:2). 결과적으로 인간과 동물 사이의 평화공존의 관계는 하나님의 나라가 이땅에 실현될 때에 회복될 것이라고 한다(이사야 11장).
  그러나 홍수 이전과 이후에도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 그것은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베푸셨다. 하나님이 그들에게 말씀하시기를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여라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 위에서 살아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려라고 하셨다”(표준새번역성서)는 축복의 말씀이다. 이 말씀은 창세기 1장 28절과 홍수 직후인 창세기 9장 1절에 동시에 주어지고 있다. 
  우리는 이제까지 노아홍수를 전후해서 많은 것들이 변화되었다는 것을 보았다. 그러나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 그것은 하나님을 대신해서 창조세계를 관리하는 중심주체로서의 인간의 정체성이다. 불변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이 있기에 우리의 구원도 변함이 없으며, 오늘도 우리는 이 땅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