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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혜성 같이 등장한 제2이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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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2020-02-03

90. 혜성 같이 등장한 제2이사야

  전통적으로 이사야서는 기원전 8세기 후반 남왕국 예루살렘에서 예언활동을 했던 이사야의 작품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이러한 이해는 잘못되었다는 것이 구약신학자들의 대체적인 견해이다. 왜냐하면 이사야 1장은 기원전 8세기 중엽 남왕국 제10대 왕인 웃시야왕으로부터 시작해서 이사야서 후반으로 넘어가면 기원전 5세기의 페르시아 시대를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이사야서의 후반부는 헬라의 알렉산더 대왕이 등장하기 직전인 기원전 5세기 말엽의 사건을 기록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사야 1장과 66장은 최소한 300년 이상의 시대적인 간격이 있다. 이것은 이사야 한 사람의 작품으로 보기 어렵게 만드는 첫 번째 요인이다.
  또 다른 하나의 요인은 이사야서의 배경이 시대적으로 확연히 구분된다는 것이다. 즉 1-39장까지는 바벨론에 패망하기 직전의 이스라엘 상황을 전하고 있고, 40-55장까지는 바벨론 포로지를 배경으로 기술하고 있다. 또한 56-66장은 바벨론 포로 귀환 후의 팔레스틴의 상황을 보도하고 있다. 그래서 구약신학자들은 이사야서를 세 부분으로 나누며 저자도 제1, 제2, 제3이사야로 나누고 있다. 이름을 붙이지 못하는 것은 저자가 누구인지 정확히 모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가 주목하고자 하는 주인공은 바벨론 포로지에서 혜성 같이 등장해서 무너져 내리는 이스라엘의 신앙을 온 몸으로 막았던 제2이사야이다. 제2이사야라고 부르는 것은 그의 인물에 관해서는 이름도, 성도, 가문도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제2이사야는 왜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 않았을까? 그것은 정치적인 이유로 볼 수 있다. 그는 바벨론 포로지에서 활동한 사람으로서 임박한 바벨론의 멸망을 예고했고, 후에 바벨론을 패망시키고 근동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게 될 페르시아의 고레스를 새로운 주인으로 영접할 것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바벨론의 국가신을 조롱했기 때문에 자신의 이름을 당당하게 밝힐 수 없었던 것이다.  
  한편 제2이사야서에는 바벨론에서 포로생활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들어야 하는 하나님의 주옥같은 메시지가 담겨져 있다. 첫째로, 포로민들을 위로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복역의 때가 끝났고, 죄악의 사함을 받았으니 이제 곧 해방될 것이라. 그러므로 너는 내 백성을 위로하라”(40:1,2)는 하나님의 말씀이다. 둘째로, 페르시아의 고레스를 통해서 이스라엘을 해방시키신다는 약속이다(45장). 제2이사야는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고레스를 선택하여 당신의 도구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셋째로,  우상제조의 어리석음을 질타하고 있다. 어리석은 사람들이 나무를 가지고 한편으로는 불을 피워 고기를 구워먹거나 불을 지펴서 따뜻하게 하고, 또 한편으로는 우상을 만들어 놓고 “너는 나의 신이니 나를 구원하라”고 한다며 그들의 어리석음을 지적하 있다(44장). 넷째로, 야웨 하나님이 창조주이심을 밝히고 있다(45:18). 바벨론에는 “에누마 엘리쉬”라는 창조신화가 있다. 이 신화에 의하면 바벨론의 국가신인 마르둑이 티아맛과 킹구를 죽이고 그들의 피와 진흙을 섞어서 인간을 만들고, 몸은 두 개로 쪼개서 한쪽으로는 하늘을 만들고 다른 한 쪽으로는 땅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당시 근동 지역에서는 바벨론의 창조신화를 믿고 있었다. 그런데 포로로 잡혀간 히브리인들조차도 하나님의 창조보다는 마르둑의 창조신화를 더 믿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제2이사야는 오로지 이스라엘의 하나님만이 진정 창조주임을 선포하고 바벨론의 창조신화를 부정하고 있다. 다섯째로, 야웨가 역사의 주관자임을 밝히고 있다(54:5). 야웨는 이스라엘의 역사와 그들 백성들에게만 관여하시는 것이 아니라, 만백성들의 섬김을 받으시는 분이심을 선포하고 있다. 즉 온 인류의 역사를 주관하시는 분이시다. 그러므로 그들의 해방도 하나님께 달려 있음을 선포하고 있다.
  제2이사야는 풀처럼 시들어 가는 국가와 백성들을 향해 희망을 선포한 예언자이다.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채, 혜성처럼 나타나 예언한 사람이 제2이사야이다. 포로지라는 극한 상황에서 야웨 하나님의 창조주이심과 온 인류의 역사를 주관하시는 만군의 하나님을 선포하고 있다. 또한 야웨만이 유일하신 하나님이심을 선포했다. 그는 한마디로 구약시대에 유일신관으로 무장했던 예언자인 동시에 절망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포로민들의 신앙유지를 위해서 온 몸을 던졌던 예언자였다. 제2이사야의 정신을 오늘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본 받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