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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비옥한 초승달 지역(Fertile Cresc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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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2019-11-17

17. 비옥한 초승달 지역(Fertile Crescent)

  “비옥한 초승달지역”이라는 용어는 1906년 다섯 권으로 구성된 방대한 이집트 역사서인 『Ancient Records of Egypt』를 집필한 제임스 브레스테드(James Breasted)가 처음으로 사용한 이름이다. 
  페르시아만에서 시작되는 비옥한 초승달 지역은 티그리스 강과 유프라테스 강 유역을 따라 북서쪽 방향으로 올라가 하란과 갈그미스를 정점으로 다시 남서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지중해 해안지역에 이르며, 그 곳에서 다시 해안선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와 이집트의 나일강 삼각주 지역과 연결된다. 브레스테드는 이 비옥한 땅이 초승달 모양으로 생겼다고 해서 그런 이름을 붙였다. 
  이렇게 형성된 비옥한 초승달 지역은 사면이 자연적인 방벽에 둘러 쌓인 고대 문명의 요람지이다. 즉 북쪽에는 오늘날 터키와 이란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 아르메니아 산지가 있으며, 동쪽으로는 이란의 고원지대와 저지대를 갈라 놓은 자그로스 산지가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서쪽으로는 지중해와 남쪽으로는 아라비아 사막 및 시나이 반도의 광할한 사막이 펼쳐져 있다. 특히 북쪽에 위치한 산간지대는 북쪽에서 침입하는 외적과 겨울철의 찬바람을 막아주며, 남쪽의 사막지대는 남부지방에서 침입하는 외적을 막아주는 방패역할을 훌륭히 하였다.
  비옥한 초승달 지역은 다음의 세 가지 면에서 그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다.
  첫째로, 비옥한 초승달 지역은 이스라엘 역사와 깊은 관계가 있다. 즉 이스라엘과 유다의 초기 역사는 비옥한 초승달 지역과 인접한 지역, 더 나아가 이집트라는 폭 넓은 배경 속에서 전개된다. 또한 성서의 보도를 보면 이스라엘 선조들의 반유목민적인 생활도 이 지역을 중심으로 이동과 정착을 거듭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둘째로, 비옥한 초승달 지역은 말 그대로 곡창지대이다. 근동지역이 이집트의 나일강 지역을 제외하면 대체로 사람이 살 수 없고 땅을 경작할 수 없는 불모지나 다름없다. 그러나 이 지역만큼은 사람이 거주하고 농사를 짓기에 적합한 곳이다. 비옥한 초승달 지역의 복쪽에는 유프라테스 강과 티그리스 강의 풍부한 물을 이용하여 곡식을 생산하였으며, 지중해 동부해안에 위치한 이스라엘에는 갈릴리 호수의 물을 이용한 이스르엘 평야가 펼쳐지면서 농사에 활력이 되었다. 그리고 남쪽에는 나일강의 주기적인 범람으로 고대로부터 풍년을 구가했던 이집트가 자리잡고 있다.
  셋째로, 비옥한 초승달 지역은 인류문명의 발상지이다. 서양역사에서 인류문명의 발상지를 티그리스-유프라테스 강을 중심으로 한 메소포타미아 계곡과 이집트를 구불 구불하게 휘감아 도는 나일 계곡을 들고 있다. 이 두 계곡을 초승달처럼 연결한다고 해서 “비옥한 초승달 지역”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이다. 사실 고대 근동의 대제국을 형성했던 앗시리아나 바벨론, 페르시아 그리고 이집트가 이 지역을 중심으로 발흥했고 근동의 패권을 장악했다.
  구약성서의 족장사를 보면 유랑하던 족장들의 이동경로가 모두 비옥한 초승달 지역을 중심무대로 하고 있다. 그런데 하나님은 이스라엘 민족의 시조인 아브라함에게 비옥한 초승달 지역인 지중해 연안의 비옥한 땅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셨다. 그 땅은 북쪽으로부터 페니키아 평야, 악고 평야, 이스르엘 평야, 돌 평야, 샤론 평야, 블레셋 평야가 자리하고 있는 기름진 땅이다. 따라서 하나님은 가장 좋은 땅을 이스라엘의 조상들에게 주신 것이다.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는 성서의 표현은 비옥한 초승달 지역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