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이스라엘 역사의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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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2019-11-13
13. 이스라엘 역사의 기원 이스라엘 역사의 기원은 언제일까? 현재 구약학계는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크게 두 가지로 제시하고 있다. 즉 미국의 올브라이트(Albright) 학파와 독일의 알트(Alt)학파의 주장이 그 해답으로 볼 수 있다. 올브라이트 학파가 아브라함을 비롯한 족장시대를 이스라엘 역사의 기원으로 보고 있는 반면에, 알트학파는 여호수아에 의한 이스라엘의 가나안 정착시기를 이스라엘 역사의 기원으로 보고 있다. 그러면 이들의 주장의 근거는 무엇인가? 우선 올브라이트 학파의 견해를 보자. 사실 이들도 독일의 알트학파의 주장대로 이스라엘의 가나안 정착시기인 기원전 13세기에 이르러서야 비로서 이스라엘 역사가 시작된다는 것에 일단 수긍을 한다. 왜냐하면 이때부터 이스라엘이라고 부르는 한 민족이 팔레스타인에 정착했다는 사실이 고고학적 자료나 당시 기록들에 의해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이전에는 아브라함을 비롯한 족장들이 오랜 세월동안 정처없이 유랑민으로 떠돌아 다녔다는 것을 알 뿐, 이들에 대해서는 당시의 기록에도 없고 흔적을 더듬어 볼만한 자취도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의 선조들인 이 유랑자들은 엄밀히 말해서 이스라엘의 역사가 아니라 그 전사(前史)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민족의 전사라는 것도 그 민족의 역사의 일부이기 때문에 그 전사를 이스라엘의 역사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 올브라이트 학파의 주장이다. 특히 이스라엘의 선조들은 팔레스타인의 원주민이 아니었다. 그들은 구약성서에 의하면 남부 메소포타미아인 우르에서 상부 메소포타미아인 하란을 거쳐 팔레스타인으로 유입된 반유목민에 속한다. 이 사실은 그들의 후손들이 선명하게 기억하고 고백하기 때문에 비록 전사라 할지라도 한 민족의 역사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근거로 해서 올브라이트 학파는 이스라엘 역사 기원을 아브라함때로부터 보고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독일의 알트학파의 견해를 보자. 그들은 이스라엘의 역사기원을 여호수아의 가나안 정복전쟁이 끝나고 정착한 시기를 그 기원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들은 아브라함과 모세에 의한 이스라엘의 출애굽 이야기는 하나의 전설이라며 그 역사성도 부인하고 잇다. 이스라엘을 형성하였던 열 두 지파들은 팔레스타인의 농경지를 점령하고 정착할 때 비로서 완전히 하나의 국가로 연합되어 있었다. 따라서 이때가 이스라엘 역사의 기원이라는 것이다. 구약성서가 팔레스타인 땅의 점령이전의 사건들을 보도하면서 사용하는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은 오직 그 후대의 역사적 형태로서의 “이스라엘”을 가리키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아무리 후손들이 선조들의 유랑을 기억하면서 고백하더라도 전사에 관한 이야기는 한 민족의 역사의 범주에 넣을 수 없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현재 구약학계에서는 적어도 이스라엘 역사에 관한 한 쌍벽을 이루고 있는 두 학파의 영향은 지대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 과연 우리는 어느 쪽의 입장을 수용해야 할까? 독일의 알트학파가 족장시대나 모세의 출애굽을 이스라엘 역사로 보지 않는 이유가 이 이야기를 하나의 전설로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이 사건에 역사성을 부여하지 않는다. 우리는 여기에 동의할 수 없다. 올브라이트 학파의 주장처럼 족장사를 정확하게 추정을 할 수는 없으나 족장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잇는 고대 근동의 문헌들과 족장이야기가 상당히 연관되어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뿐만아니라 후손들도 그들의 조상의 행적을 다 기억하고 있으며, 구약성서도 분명히 역사적 사실로 보도하고 있다. 따라서 이스라엘 역사는 아브라함 시대로부터 기원한다는 것이 보다 옳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