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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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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2020-02-03

오경(五經) 이야기

  오경은 구약성서의 처음 다섯 권인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를 가리키는 말이다. 오경이라는 말은 성서를 비유적으로 해석한 알렉산드리아 학파의 중심 인물인 오리겐(Origen)이 처음으로 그의 제4복음서 주석에서 사용했고, 후에 터툴리안이 Pentateuch라는 고유명사를 사용하였다. 20세기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마르틴 노트(M. Noth)에 의해서 사경설(Tetrateuch)과 폰 라트(Ger hard von Rad)에 의한 육경설(Hexateuch)이 제기되기도 하였으나 오경설이 여전히 많은 학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는 실정이다. 오경으로 보는 가장 큰 이유는 율법의 제1법과 제2법이라는 관점에서 찾는다. 제1법이란 창세기로부터 민수기에 이르는 범위로서 이것은 출애굽 1세대를 향해 선포된 법이다. 그리고 제2의 법이란 광야에서 태어난 출애굽의 2세대를 향해서 선포된 법이다. 제2의 법인 신명기는 제1의 법인 앞의 네권에 대한 결론역할을 하기 때문에 오경이라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 하겠다.
  오경을 정경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기독교 뿐만아니라 유대교도 있고, 또한 사마리아인들 역시 “사마리아 오경”이라는 이름으로 그들 신앙공동체의 책으로 수용하고 있다. 이는 오경의 중요성을 입증한다고 볼 수 있다.
  오경의 저자는 전통적으로 모세라고 믿어져 왔다. 특히 유대인 역사가인 요세푸스에 의해 강력하게 주장되어 왔다. 그러나 18세기에 와서 모세의 단일 저작설은 도전을 받기 시작하다가 드디어 19세기에 들어서면서 벨하우젠(J. Wellhausen)이라는 학자가 오경의 네 자료설을 제기함으로써 모세저작설이라는 기존의 학설에 상당한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네 개 자료설의 근거는 내용의 중복과 불일치, 신명(神名)의 차이(여호와, 하나님)등에 근거하고 있다. 따라서 벨하우젠은 모세의 단일저작설을 거부하고 다양한 자료들이 오랜 세월을 거쳐 편집자들에 의하여 편집되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현재 구약학계는 다양한 학설들이 존재하고 있으나 벨하우젠의 오경자료설이 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하겠다.
  이러한 오경은 바벨론 포로시대에 제사장 계열에 의해서 하나의 책으로 형성되었다. 이때는 국가의 패망으로 영원하리라던 예루살렘 성전도 다윗왕조도 무너지고 이방 땅인 바벨론의 포로가 되었던 시기이다. 따라서 포로민들에게는 신학적인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다. 즉 하나님이 약속을 어겼다는 것과 하나님이 바벨론의 마르둑 신에게 패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마르둑 신을 섬길려는 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바로 이러한 신앙의 위기상황에서 제사장 계열의 신학자들이 변함없는 하나님의 사랑과 잃었던 땅은 반드시 하나님께서 회복시켜 주실 것이라는 믿음을 회복시켜 주기 위해서 오경을 기록하고 편집했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형성된 오경은 포로기 후인 기원전 400년경에 이스라엘 신앙공동체에 의해서 정경으로 공인되었다. 히브리어로 기록된 팔레스타인 정경이 세 부분, 즉 오경과 예언서, 그리고 성문서로 구성되었다고 보았을 때 가장 먼저 형성되고 정경으로 공인된 것이 오경이다.